달리기 시작하고 10분이면 몸에서 열이 오릅니다. 겨울 러닝의 진짜 문제는 추위가 아니라 '나가기 전 현관에서의 추위'예요. 그 문턱만 넘으면 오히려 여름보다 쾌적합니다. 땀이 덜 나고, 공기가 서늘해서 심박도 안정적이거든요.
실제로 마라톤 기록은 서늘한 날씨에서 잘 나옵니다. 겨울은 러닝하기 나쁜 계절이 아니라, 시작이 어렵고 유지가 쉬운 계절에 가까워요. 반대로 여름은 시작은 쉬운데 유지가 고된 계절이고요.
겨울 러닝 복장의 원칙은 하나입니다. 현관을 나설 때 조금 서늘하다 싶으면 맞는 거예요. 나설 때 딱 좋으면 10분 뒤에 덥고, 땀에 젖은 채로 바람을 맞으면 그때부터 진짜 추워집니다.
구성은 세 겹이 기본이에요. 땀을 빼주는 기능성 이너, 보온용 긴팔, 바람막이. 기온에 따라 겉옷을 조절합니다. 그리고 몸통보다 말단이 관건이에요. 장갑과 귀를 덮는 얇은 비니(또는 헤드밴드)만 챙겨도 체감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목이 시리면 버프 하나 추가하고요.
첫째, 워밍업을 여름의 두 배로. 추운 몸은 근육과 힘줄이 뻣뻣해서 갑자기 속도를 올리면 다치기 쉽습니다. 실내에서 몸을 먼저 데우고 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둘째, 빙판. 그늘진 다리 위, 새벽 물 뿌린 자리는 얼어 있을 수 있으니 보폭을 줄이고 발밑을 봐야 합니다. 눈 온 다음 날은 트레드밀로 대체하는 유연함도 필요해요.
셋째, 해가 짧아진 만큼 야간 러닝 장비를. 밝은 색 옷이나 반사 소재, 필요하면 클립형 라이트요. 겨울 저녁 6시는 이미 한밤중처럼 어둡습니다.
겨울 석 달을 주 2~3회로 버텨낸 초보는 봄에 완전히 다른 출발선에 섭니다. 날이 풀리면 몸이 가벼워지는 게 느껴지고, 봄 대회 시즌에 첫 5km나 10km 대회를 노려볼 체력이 이미 만들어져 있어요. 봄에 시작하는 사람들이 이제 막 첫 주를 버틸 때요.
그리고 하나 더. 겨울에 시작하면 '날씨 핑계'라는 최대의 적을 처음부터 이기고 시작하는 셈입니다. 1월의 러닝을 아는 사람에게 4월의 러닝은 선물이거든요. 시작하기 나쁜 계절은 없습니다. 나쁜 건 계절이 바뀌길 기다리는 마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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