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집은 피부가 반복해서 비벼질 때 표피 아래에 수액이 고이는 현상입니다. 마찰이 있고, 땀으로 축축하고, 그 상태로 수천 걸음이 반복되면 완성돼요. 셋 중 하나만 끊어도 물집은 잘 안 생깁니다.
제일 먼저 볼 건 양말이에요. 두꺼운 면 양말은 땀을 머금고 늘어나 주름이 지면서 마찰을 만듭니다. 합성섬유 러닝 양말로 바꾸는 것만으로 물집의 절반은 사라진다는 러너들이 많아요. 솔기가 발가락에 닿는 양말도 피하고요.
다음은 신발 크기입니다. 러닝화는 발가락 앞에 엄지손톱 하나 정도의 여유가 필요한데, 너무 크면 발이 안에서 미끄러지며 비벼지고, 너무 작으면 발가락끼리 눌려요. 둘 다 물집 공장입니다.
뒤꿈치 물집이 반복되면 신발끈 묶는 법을 바꿔보세요. 발등 위쪽 마지막 구멍까지 활용해 뒤꿈치를 잡아주는 '힐 락' 방식이 미끄러짐을 줄여줍니다. 새 신발은 처음부터 장거리에 쓰지 말고 짧은 러닝 몇 번으로 길들이는 것도 기본이에요.
매번 같은 자리에 물집이 잡힌다면, 그 자리는 뛰기 전에 미리 보호하는 게 답입니다. 바셀린을 얇게 바르거나, 스포츠 테이프나 물집 방지 패치를 미리 붙여두는 거예요. 장거리 러너들이 대회 아침에 발가락 사이사이에 바셀린을 바르는 건 오래된 의식입니다.
장마철이나 여름처럼 발이 젖기 쉬운 계절엔 여분 양말을 챙기거나, 러닝 후 신발 안창을 꺼내 말리는 습관도 도움이 돼요. 축축한 신발을 다음 날 또 신는 게 물집 재발의 흔한 경로거든요.
작고 안 아픈 물집은 터뜨리지 않는 게 원칙입니다. 피부가 천연 밴드 역할을 하고 있어서, 그대로 두면 며칠 안에 수액이 흡수돼요. 걷기 불편할 만큼 크고 팽팽하다면 소독한 바늘로 가장자리에 작은 구멍만 내서 수액을 빼되, 껍질은 절대 뜯지 말고 남겨두세요. 소독 후 밴드나 물집 전용 패드로 덮으면 됩니다.
찢어져서 벌겋게 속살이 드러났거나, 주변이 붓고 열감이 있다면 감염 신호일 수 있으니 약국이나 병원의 도움을 받으세요. 물집 위로 며칠 뛰는 것보다 이틀 쉬고 새 발로 뛰는 게 결국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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