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동안 우리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공기를 들이마십니다. 안정 시의 몇 배에 달하는 환기량인 데다, 강도가 오르면 입으로 크게 들이쉬니 공기가 코 필터를 덜 거치고 깊이 들어와요. 같은 공기질이라도 러너에게 더 크게 다가오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이 정도면 산책은 괜찮다'와 '러닝도 괜찮다' 사이엔 간격이 있어요. 산책 기준이 아니라 운동 기준으로 봐야 합니다.
'좋음'과 '보통'은 마음 놓고 뛰는 날입니다. '나쁨'부터가 고민 구간인데, 건강한 성인이라면 강도와 시간을 줄인 가벼운 러닝 정도는 선택의 영역이에요. 다만 이날만큼은 인터벌 같은 고강도는 접어두는 게 좋습니다. 호흡량이 치솟는 훈련이니까요.
'매우 나쁨'은 실외 러닝을 접는 날입니다. 그리고 등급과 무관하게 천식이나 호흡기·심혈관 질환이 있다면 기준을 한 단계씩 보수적으로 잡으세요. 뛰는 중에 목이 칼칼하고 기침이 나오면 그날 공기가 몸에 안 맞는다는 신호이니 짧게 끊고요.
고민 끝에 나가기로 했다면 피해를 줄이는 요령들이 있습니다. 차도 옆 대로변보다 공원 안쪽이나 천변처럼 차와 떨어진 코스를 고르세요. 도로에서 몇 십 미터만 들어가도 매연 노출이 줄어듭니다. 시간대는 교통량이 몰리는 출퇴근 러시를 피하고요.
러닝을 마친 뒤에는 세수와 코 세척, 샤워로 마무리하고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 그리고 그날 미세먼지 예보 앱을 보는 김에 내일 예보도 봐두세요. 나쁜 날 무리하는 것보다 좋은 날로 옮기는 게 남는 장사인 경우가 많습니다.
미세먼지 시즌을 스트레스 없이 나는 러너들의 공통점은 실내 대안이 정해져 있다는 겁니다. 트레드밀이 가장 직접적이고, 헬스장이 없다면 집에서 하는 30분 근력 루틴(스쿼트, 런지, 플랭크, 카프레이즈)도 훌륭한 대체재예요. 러너에게 근력 운동은 어차피 필요한 숙제라, 공기 나쁜 날을 근력 데이로 정해두면 오히려 계획이 깔끔해집니다.
미세먼지는 매년 오는 손님입니다. 올 때마다 뛸까 말까 고민하는 대신, '나쁨 이상 = 실내 메뉴'라는 규칙을 한 번 정해두면 그 뒤로는 고민 없이 시즌을 넘길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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