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직후 몸은 체온이 낮고 관절과 근육이 굳어 있는 상태입니다. 밤새 수분도 빠져 있고요. 그래서 아침 러닝은 같은 페이스도 저녁보다 힘들게 느껴지는 게 정상이에요. 기록이 안 나온다고 실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대신 아침 러닝엔 확실한 장점이 있어요. 하루 중 변수가 가장 적은 시간이라는 것. 회식도 야근도 갑작스러운 약속도 새벽 6시엔 없습니다. 러닝을 빼먹지 않는 게 목표라면 아침이 가장 방어하기 쉬운 시간대예요. 일어나서 물 한 컵 마시고, 워밍업을 평소보다 길게 잡는 것만 기억하면 됩니다.
오후 늦게부터 저녁 사이, 체온과 근육 유연성은 하루 중 높은 구간에 있습니다. 하루 종일 움직이며 자연스럽게 워밍업이 된 상태라, 같은 노력으로 더 빠르고 부드럽게 달려져요. 속도 훈련이나 기록 도전은 이 시간대가 유리한 이유입니다.
저녁 러닝의 적은 몸이 아니라 일정이에요. 야근, 약속, 소나기, '오늘은 너무 피곤해'. 하루의 끝은 변수들이 쌓이는 시간이라 실행률이 아침보다 낮아지기 쉽습니다. 저녁 러너에게 필요한 건 체력보다 캘린더 방어력이에요.
밤 러닝에서 하나 챙길 건 취침과의 간격입니다. 러닝은 심부 체온과 각성도를 끌어올려서, 끝나자마자 눕는다고 바로 잠들기는 어려워요. 사람마다 다르지만 잠들기 2~3시간 전에는 러닝을 마치는 게 무난합니다.
늦은 밤밖에 시간이 없다면 강도를 낮추는 걸로 타협할 수 있어요. 짧고 편안한 조깅은 고강도 훈련보다 수면에 주는 영향이 훨씬 적습니다. 뛰고 나서 미지근한 샤워로 몸을 식히면 잠자리에 드는 게 한결 수월해져요.
생리학적으로 저녁이 유리하다는 연구가 많지만, 그건 '뛴다면'의 이야기입니다. 아무리 유리한 시간대도 못 나가면 0이에요. 내 생활에서 가장 방해받지 않는 시간, 몇 주를 반복해도 무리가 없는 시간이 나의 최적 시간대입니다.
한 가지 팁은 요일별로 섞는 거예요. 평일은 저녁, 주말은 아침처럼요. 대회를 준비한다면 대회 출발 시간(대부분 아침 8~9시)에 몸을 미리 적응시키는 차원에서 주말 아침 러닝을 넣어두는 게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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