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뒤꿈치에서 발가락까지, 발바닥엔 활시위처럼 팽팽하게 걸린 두꺼운 섬유 띠가 있습니다. 족저근막이에요. 걷고 뛸 때마다 아치를 지탱하며 늘어났다 돌아오기를 반복하는데, 감당 못 할 부하가 쌓이면 뒤꿈치 부착부에 미세 손상과 염증이 생깁니다.
아침 첫발이 유독 아픈 이유는 자는 동안 근막이 짧게 굳어 있다가 첫 체중에 갑자기 당겨지기 때문이에요. 몇 걸음 걸으면 통증이 줄어드는 것도 이 때문인데, 그래서 '걸으면 괜찮으니까'라며 방치하기 쉽습니다.
갑자기 늘어난 주간 거리, 쿠션이 죽은 오래된 운동화, 딱딱한 아스팔트 위주의 코스, 종아리 근육의 유연성 부족. 이 조합이 족저근막염의 단골 배경입니다. 체중이 늘어난 시기나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 직업도 부하를 더해요.
하나씩 점검해보세요. 최근 4주 사이 거리를 확 늘렸는지, 운동화 밑창 뒤꿈치가 한쪽으로 닳았는지, 벽에 손 짚고 종아리를 늘릴 때 유난히 뻣뻣한지. 원인이 짚이면 대응도 짚입니다.
통증 초기에 해볼 만한 것들이 있습니다. 골프공이나 마사지볼을 발바닥으로 지그시 굴리기(하루 2~3분), 수건을 발가락으로 끌어당기는 운동, 벽 짚고 종아리 스트레칭. 족저근막은 종아리와 연결돼 있어서 종아리를 풀어주는 게 발바닥에 직접적인 도움이 돼요.
아침 첫발 통증엔 침대에서 내려오기 전에 발목을 위아래로 20번 움직이고 발가락을 몸 쪽으로 당겨 근막을 미리 깨워주는 게 요령입니다. 얼음물병을 발바닥으로 굴리는 것도 뛴 날 저녁에 시원해요.
가벼운 초기라면 거리를 줄이고 흙길 같은 부드러운 노면으로 옮기면서 위의 관리를 병행하면 나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몇 주가 지나도 아침 첫발 통증이 그대로거나, 뛰는 중에도 아프기 시작하거나, 일상 걷기가 불편해졌다면 병원으로 가세요. 족저근막염은 오래 끌수록 치료도 오래 걸리는 대표적인 통증입니다.
그리고 회복 뒤에 기억할 것 하나. 족저근막은 '갑자기'를 싫어합니다. 거리든 속도든 노면이든, 바뀌는 건 한 번에 하나씩, 조금씩. 발바닥은 몸에서 가장 정직한 회계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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