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막에서 평지 페이스를 유지하려는 것이 대부분의 고통의 원인입니다. 경사에서는 같은 속도가 훨씬 큰 출력을 요구하거든요. 기준을 속도가 아니라 '노력의 크기'로 바꾸세요. 평지에서 쓰던 만큼의 힘만 쓰면, 속도는 자연히 느려지는 게 맞습니다.
숨이 대화 불가능 수준으로 차오르기 전에 미리 늦추는 게 요령이에요. 언덕 초입에서 살짝 줄이고 들어가면 정상까지 리듬이 유지되지만, 초입을 평지 속도로 치고 올라가면 중턱에서 걷게 됩니다. 언덕은 초입에서 이기는 겁니다.
경사에서는 보폭을 줄이고 발걸음 수를 늘리는 게 효율적입니다. 자전거 기어를 낮추는 것과 같은 원리예요. 상체는 허리를 꺾지 말고 발목부터 몸 전체를 경사 쪽으로 아주 살짝 기울입니다. 시선은 발끝이 아니라 몇 미터 앞 노면에.
팔은 평소보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흔들어주세요. 다리가 힘들 때 팔 스윙이 리듬을 끌어줍니다. 그리고 가파른 언덕에서 걷는 건 패배가 아니에요. 파워워킹으로 오르는 게 무너진 자세로 뛰는 것보다 빠르고 안전한 경우도 많습니다. 트레일 러너들은 다들 그렇게 해요.
많은 초보가 오르막만 걱정하는데, 부상 위험은 내리막이 더 큽니다. 내리막에서는 착지 충격이 커지고, 브레이크를 걸며 내려오면 허벅지 앞 근육이 강하게 시달려요. 다음 날 계단이 무서워지는 건 대개 내리막 때문입니다.
요령은 브레이크를 줄이는 거예요. 상체를 뒤로 젖히고 뒤꿈치를 박으며 내려오는 대신, 몸을 지면과 수직에 가깝게 두고 보폭을 짧게 해서 총총 내려옵니다. 속도는 중력에게 조금 맡기되, 통제가 안 될 만큼 풀지는 말고요. 시선은 서너 걸음 앞, 발 디딜 자리를 미리 스캔하면서요.
피하고만 싶던 언덕은 사실 러너에게 주어지는 공짜 헬스장입니다. 오르막 달리기는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를 한 번에 쓰는 근력 훈련이면서 자세 교정 효과까지 있어요. 평지 기록이 정체된 러너에게 코치들이 언덕 훈련을 처방하는 이유입니다.
일상 러닝에서는 코스에 완만한 언덕 하나를 일부러 포함시키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몇 주 지나면 그 언덕에서 숨이 덜 차는 날이 옵니다. 그 변화는 평지에서도 그대로 느껴져요. 언덕을 먹은 만큼 평지가 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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