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에서의 첫 질문은 이거예요. '제 발 길이랑 발볼 좀 재주시겠어요?' 발 사이즈는 나이가 들며 변하고, 부으면 또 달라져요. 몇 년 전 기억 속 사이즈로 고르면 실패 확률이 높습니다. 발볼이 넓은 편인지도 이때 확인하세요. 같은 길이라도 발볼이 안 맞으면 새끼발가락부터 아프기 시작하거든요.
측정은 가능하면 오후에 하는 게 좋아요. 발은 오후에 살짝 부어서 커지는데, 그게 러닝 중의 발 상태와 비슷하거든요. 오전에 딱 맞던 신발은 러닝 30분 뒤에 조이는 신발이 됩니다.
러닝화는 크게 푹신함을 앞세운 쿠션형과, 발이 안쪽으로 무너지는 걸 잡아주는 안정형으로 나뉘어요. 어느 쪽이 맞는지는 발 모양과 걸음에 따라 달라서, 점원에게 이렇게 물어보세요. '제가 신던 신발인데, 밑창 닳은 모양 좀 봐주시겠어요?'
낡은 운동화의 밑창은 훌륭한 진단서예요. 안쪽만 유독 닳아 있으면 발이 안으로 기우는 편이라 안정형이 후보가 되고, 고르게 닳았으면 선택지가 넓어집니다. 그래서 매장에 갈 때는 지금 신는 운동화를 신고 가는 게 좋아요.
러닝화 시착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평소 사이즈보다 큰 것 같은데요'예요. 그런데 러닝화는 원래 발가락 앞에 엄지손톱 하나 정도의 여유를 두고 신는 게 표준이에요. 뛸 때마다 발이 앞으로 쏠리고 부어오르는 걸 감안한 공간이죠. 꽉 맞게 신으면 나중에 발톱이 멍드는 걸로 답이 옵니다.
시착할 때는 매장 안에서라도 꼭 몇 걸음 뛰어보세요. 서 있을 때와 뛸 때 발은 다르게 움직여요. 뒤꿈치가 들리지 않는지, 발가락이 앞에 닿지 않는지, 그 두 가지만 확인해도 절반은 성공입니다.
계산 전 마지막 질문은 이거예요. '실내에서 신어보고 교환 가능한가요?' 매장 몇 걸음으로는 안 보이던 불편함이 집에서 30분 신고 있으면 드러나는 경우가 있어요. 교환 규정을 알아두면 부담 없이 최종 점검을 할 수 있죠.
집에 와서는 저녁에 러닝 양말을 신고 실내에서 30분쯤 지내보세요. 발등을 조이는 곳, 뒤꿈치가 쓸리는 곳이 없는지요. 그리고 하나 더 기억해두세요. 러닝화의 수명은 보통 500~800km예요. 산 날짜를 신발 안쪽에 적어두면, 언제 은퇴시켜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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