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드밀에서는 바닥이 뒤로 흘러갑니다. 그래서 몸을 앞으로 밀어내는 추진의 일부를 벨트가 거들어줘요. 바람 저항도 없죠. 같은 시속이라도 바깥보다 조금 수월한 이유입니다.
그래서 트레드밀에서 바깥 러닝과 비슷한 부하를 원한다면 경사도를 1~2% 올리는 게 오래된 요령이에요. 평지 설정의 트레드밀 기록과 바깥 기록이 다르다고 실망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애초에 조건이 다른 시험이니까요.
바깥 러닝에는 트레드밀에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미세한 오르막과 내리막, 코너, 울퉁불퉁한 보도블록, 바람. 이런 변수들이 발목과 코어의 잔근육을 계속 깨워요. 페이스도 스스로 조절해야 하니 몸의 감각이 빨리 늡니다.
대신 무릎과 정강이에 오는 충격은 아스팔트 쪽이 더 커요. 트레드밀 벨트는 쿠션이 있어서 관절 부담이 덜한 편입니다. 부상에서 복귀하는 시기나 몸이 무거운 날엔 트레드밀이 좋은 선택인 이유예요.
트레드밀의 최대 난관은 다리가 아니라 지루함입니다. 풍경이 안 바뀌니 10분이 30분처럼 느껴져요. 영상이나 팟캐스트를 트레드밀 전용으로 아껴두는 러너들이 많은 이유입니다. 보고 싶은 걸 트레드밀 위에서만 보기로 하면 헬스장 가는 발걸음이 달라져요.
반대로 바깥 러닝의 난관은 날씨와 시간대입니다. 폭염, 한파, 미세먼지, 밤길. 이 조건들이 안 좋을 때 무리해서 나가는 것보다 트레드밀로 대체하는 게 러닝을 오래 지속하는 방법이에요.
둘 중 뭐가 낫냐는 질문의 실용적인 답은 '둘 다 쓴다'입니다. 평일 밤이나 궂은 날은 트레드밀, 주말 낮과 좋은 날씨엔 바깥. 대회를 준비한다면 대회는 바깥에서 열리니 바깥 비중을 늘리고요.
한 가지만 기억하세요. 트레드밀만 뛰다가 처음 바깥에 나가는 날은 평소보다 짧고 느리게. 벨트가 거들어주던 몫을 몸이 처음으로 다 떠맡는 날이라, 생각보다 힘든 게 정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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