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CERS런트립
Life

회식을 빠지고 운동화 끈을 묶은 저녁

달력에 적힌 회식 날짜를 보며 고민해본 적 있을 거예요. 가야 하나, 빠져도 되나. 어느 목요일, 회식 대신 러닝을 골라본 사람의 기록입니다.

회식을 빠지고 운동화 끈을 묶은 저녁

여섯 시 반, 갈림길

여섯 시 반, 사무실을 나서면 두 갈래 길이 있어요. 하나는 고깃집으로, 하나는 집 근처 공원으로 가는 길이요. 회식이 있는 날 가방 속 러닝화는 유난히 무겁게 느껴지죠. '오늘은 어쩔 수 없지'라는 말은 언제나 준비되어 있고요.

그런데 곰곰이 따져보면 모든 회식이 같은 무게는 아니에요. 빠지면 정말 곤란한 자리가 있고, 사실 아무도 내 빈자리를 신경 쓰지 않는 자리가 있죠. 문제는 그 둘을 구분하지 않고 전부 '어쩔 수 없는 일'로 묶어버리는 습관이에요.

맥주 대신 강바람

회식을 빠진 그 저녁, 공원에 도착하면 이상한 홀가분함이 있어요. 시끄러운 불판 앞이 아니라 강바람 부는 트랙 위에 서 있다는 것만으로 하루의 결이 달라지죠. 30분을 뛰고 나면 스트레스가 술 없이도 풀린다는 걸 몸이 먼저 알아차립니다.

다음 날 아침이 결정적이에요. 숙취 대신 가벼운 근육통을 안고 일어나는 아침이요. 커피를 내리면서 어젯밤의 선택을 한 번 더 확인하게 돼요. 이 아침을 몇 번 겪고 나면, 갈림길에서의 고민이 점점 짧아집니다.

빠져도 되는 회식을 고르는 눈

모든 회식을 빠지라는 얘기가 아니에요. 그건 그것대로 다른 문제를 만드니까요. 필요한 건 구분하는 눈이에요. 환영회나 송별회처럼 사람이 주인공인 자리는 가는 게 맞아요. 반면 '금요일이니까 한잔'처럼 관성으로 잡힌 자리는 한두 번 빠져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빠질 때의 요령도 있어요. 당일에 머뭇거리며 말하는 것보다, 미리 '그날 운동 약속이 있다'고 말해두는 게 서로 편해요. 운동은 꽤 존중받는 사유라서, 몇 번 반복되면 '뛰는 사람'으로 자리를 잡습니다. 그 이미지가 다음번 갈림길을 훨씬 쉽게 만들어줘요.

가방 속에 미리 넣어두는 것

퇴근런의 성공률은 사실 아침에 결정돼요. 출근할 때 러닝화와 옷을 가방에 넣어뒀는지가 저녁 갈림길에서의 승패를 정하거든요. 집에 들렀다가 나오겠다는 계획은 소파 앞에서 대부분 무너집니다. 회사에서 공원으로 바로 가는 동선을 만드세요.

혼자서 자꾸 진다면 약속의 힘을 빌리는 것도 방법이에요. 페이서스에서 퇴근 시간대가 맞는 러닝메이트를 찾아두면, 갈림길에서 고민할 틈이 없어져요. 사람과의 약속은 나와의 약속보다 힘이 세니까요. 공원에서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 날엔, 고깃집 쪽 골목은 애초에 눈에 들어오지도 않아요.

페이서스 앱에서 매거진 전편 보기

러닝메이트 매칭 · 마라톤 동행 · 훈련 플랜

이런 글은 어때요

전체 매거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