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선택의 출발점은 '이번 시즌의 메인이 무엇인가'입니다. 기록에 도전할 목표 대회(A대회) 하나를 먼저 박아두고, 나머지를 그 앞뒤로 배치하는 방식이에요. 목표 대회 4~6주 전의 짧은 거리 대회는 실전 리허설로 훌륭하고, 목표 대회 뒤의 대회는 부담 없는 축제로 즐기면 됩니다.
반대로 눈에 띄는 대회마다 전부 신청하면 매주 레이스를 뛰느라 정작 어느 대회에서도 몸이 안 만들어져요. 대회는 훈련의 결실이지 훈련 그 자체가 아니라서, 출전이 잦을수록 훈련 주간이 사라지는 역설이 생깁니다.
기록에 도전할 대회라면 볼 것들이 있습니다. 코스 고도표(평지인가, 언덕 구간이 어디인가), 계측 방식과 공인 여부, 참가 규모와 출발 그룹 운영(너무 붐비면 초반 손실이 큽니다), 보급소 간격. 대회 후기 검색은 필수예요. 몇 년 된 대회의 후기에는 요강에 없는 진실들이 있습니다.
시기도 변수입니다. 9월 초는 아직 더위가 남아 있어 기록에 불리할 수 있고, 10월 중순~11월 초가 기온상 황금 구간으로 통해요. 목표 대회는 이 구간에서 고르고, 더위가 남은 초가을 대회는 몸 깨우기용으로 쓰는 배치가 일반적입니다.
모든 대회가 기록용일 필요는 없습니다. 시즌에 한두 개는 다른 기준으로 골라보세요. 풍경이 압도적인 대회, 완주 기념품이 유명한 대회, 친구와 함께 나가는 첫 대회 동행, 지역 축제와 결합된 대회. 이런 레이스는 시계를 잊고 뛰는 날로 정해두는 겁니다.
기록용과 재미용을 섞는 건 시즌의 지속가능성 문제이기도 해요. 매 대회가 시험이면 시즌이 스트레스가 되고, 매 대회가 축제면 향상이 없습니다. 긴장과 이완의 배합이 다음 시즌에도 러닝을 하고 있게 만드는 비율이에요.
마지막은 회복 산수입니다. 흔히 통용되는 감각은 10km 레이스 후 1주, 하프 후 2주, 풀 후 4주 정도는 다음 전력 질주까지 간격을 두라는 것. 전력이 아닌 편한 페이스 참가라면 간격을 좁힐 수 있지만, '편하게 뛰어야지' 했다가 현장 분위기에 전력이 되는 게 대회의 마성이라는 걸 계산에 넣으세요.
특히 풀코스를 시즌에 두 번 넣는 계획은 신중하게. 두 풀 사이 최소 6~8주는 확보하고, 두 번째 풀의 목표를 낮추는 게 안전합니다. 가을은 짧고 대회는 내년에도 열려요. 시즌의 목표는 전 대회 출전이 아니라, 시즌이 끝났을 때 성한 몸으로 겨울 훈련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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