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K 준비는 훈련이 아니라 신청에서 시작돼요. 대회 참가비를 결제하는 순간, 막연했던 '언젠가'가 달력의 날짜로 바뀌거든요. 환불 규정이 아까워서라도 나가게 되는 게 사람 마음이고, 그 마음이 8주를 끌고 갑니다.
대회는 지금부터 두 달 뒤쯤으로 고르는 게 좋아요. 5km를 쉬지 않고 뛸 수 있는 상태라면 8주는 10K를 준비하기에 넉넉한 시간이에요. 신청을 마쳤다면 대회 날짜를 폰 배경화면에 적어두세요. 훈련이 흔들리는 날마다 그 숫자가 다시 일으켜줄 거예요.
앞의 4주는 속도를 잊는 기간이에요. 목표는 하나, 한 번에 뛰는 거리를 조금씩 늘리는 것. 주 3회를 기본으로 두 번은 편한 5km, 주말 하루는 '긴 러닝'으로 6km, 7km, 이렇게 일주일에 1km씩만 늘려가세요. 욕심내서 한 번에 2~3km를 늘리면 무릎이 먼저 항의합니다.
긴 러닝 날의 속도는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면 충분해요. 느려서 불안한 마음이 들 수 있는데, 이 시기의 목적은 빠른 몸이 아니라 오래 버티는 다리를 만드는 거예요. 4주 차에 8km를 쉬지 않고 뛸 수 있다면 계획대로 가고 있는 겁니다.
5주 차부터는 대회 상황을 리허설해요. 대회 출발이 아침이라면 주말 긴 러닝도 아침으로 옮기고, 대회 때 입을 옷과 신발로 뛰어보세요. 새 옷이 어디를 쓸리게 하는지, 아침 공복에 뛰면 속이 어떤지는 미리 겪어봐야 아는 것들이에요.
6주 차 주말엔 9km까지 늘려보세요. 대회 전에 10km를 꼭 완주해볼 필요는 없어요. 9km를 뛰어본 다리라면 대회장의 함성이 남은 1km를 데려다줍니다. 7주 차부터는 거리를 슬슬 줄이면서 몸에 힘을 저장하기 시작하세요.
마지막 주엔 훈련을 줄이는 게 훈련이에요. 가볍게 3~4km 두어 번이면 충분해요. 몸이 근질거려도 참으세요. 지금 더 뛴다고 실력이 늘지 않고, 피로만 대회날까지 따라옵니다.
대회 아침엔 새로운 걸 하나도 하지 마세요. 안 먹던 음식, 안 신던 양말, 전부 금지예요. 출발선에선 계획보다 느리게 시작하세요. 첫 1km의 흥분은 반드시 후반에 청구서로 돌아오거든요. 출발선의 낯섦이 걱정된다면, 페이서스에서 같은 대회를 준비하는 러너를 미리 만나두는 것도 방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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