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급소가 보이면 미리 결정하세요. 마실지 말지, 물인지 이온음료인지. 대개 이온음료 테이블과 물 테이블이 구분돼 있고 현수막이나 자원봉사자의 외침으로 알 수 있습니다. 마시기로 했다면 테이블 초입보다 중후반 쪽이 덜 붐벼요. 다들 첫 테이블로 몰리거든요.
컵을 받을 땐(혹은 집을 땐) 손을 뻗은 채 속도를 살짝 줄이고, 받고 나서 바로 코스 안쪽으로 복귀하지 말고 테이블 라인을 따라 몇 걸음 더 가세요. 뒤에서 오는 러너와의 충돌이 보급소 사고의 대부분입니다. 멈춰 서서 마시고 싶다면 테이블 지나서 코스 가장자리로 완전히 빠진 뒤에요. 그건 반칙이 아니라 매너 있는 선택입니다.
뛰면서 마시기의 핵심 기술은 컵 접기입니다. 컵 윗부분을 손으로 살짝 눌러 접어 주둥이를 V자 모양으로 만드는 거예요. 그러면 출렁임이 줄고, 좁아진 주둥이로 물이 얇은 물줄기가 되어 흘러나와 뛰면서도 흘리지 않고 마실 수 있습니다.
한 번에 다 마시려 하지 말고 두세 모금에 나눠서. 숨이 찬 상태에서 급하게 들이켜면 사레들리기 딱 좋습니다. 목이 살짝 마른 정도라면 입만 축이고 나머지는 버려도 돼요. 보급소는 앞으로도 계속 나옵니다.
대회 중 수분 전략의 기본은 '갈증이 오기 전에 조금씩'입니다. 10km 대회라면 중간 보급소에서 한 번 입을 축이는 정도로 충분한 경우가 많고, 하프부터는 보급소를 계획에 넣어야 해요. 예를 들어 '5km마다 나오는 보급소 중 두 곳에 하나씩 들른다'처럼요.
더운 날은 마시는 물 반, 몸에 붓는 물 반이 됩니다. 머리와 목덜미에 끼얹는 물 한 컵이 후반 체온 관리에 꽤 효과가 있어요. 다만 신발에 쏟지 않게 조심. 젖은 양말로 뛰는 남은 거리는 물집 제조 구간이 됩니다.
보급소 기술도 대회 전에 연습할 수 있어요. 주말 롱런 때 종이컵에 물을 담아 벤치나 담장에 올려두고, 뛰면서 집어 마시는 리허설을 몇 번 해보는 겁니다. 우스꽝스러워 보여도 대회 날 이 몇 번의 연습이 차이를 만듭니다.
한 가지 더. 이온음료를 대회에서 처음 마셔볼 계획이라면 훈련 때 그 브랜드(대회 요강에 보급 음료가 적혀 있는 경우가 많아요)를 미리 마셔보세요. 위장이 낯선 음료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검증 대상입니다. 대회 날은 몸에 들어가는 모든 것이 리허설을 거친 상태가 이상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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