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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사진 속 내 표정이 왜 그런가

완주의 감동을 안고 대회 사진을 열어본 순간, 낯선 사람이 있습니다. 일그러진 표정, 어정쩡한 팔, 두 발이 다 땅에 붙은 정지 화면. 대회 사진은 왜 이 모양이고, 잘 나오는 사람들은 뭘 다르게 하는 걸까요. 반쯤 진지한 분석입니다.

대회 사진 속 내 표정이 왜 그런가

당신 탓이 아니라 확률 탓입니다

먼저 위로부터. 대회 사진이 못 나오는 건 외모 문제가 아니라 표본 문제입니다. 달리기는 초당 세 걸음 안팎의 반복 동작이고, 그 사이클 안에는 사진발이 좋은 찰나(공중에 떠서 다리가 쭉 뻗은 순간)와 처참한 찰나(착지 직후 모든 게 아래로 눌린 순간)가 공존해요. 사진가는 그중 임의의 한 장면을 포착할 뿐입니다.

게다가 레이스 중반 이후의 얼굴 근육은 이미 통제 밖입니다. 나는 무표정이라고 생각했지만 몸은 고통을 정직하게 방송 중이었던 거죠. 수천 장 중 내 인생 최악의 표정이 하필 찍히는 건 그냥 수학이에요.

잘 나오는 사람들의 세 가지 요령

그럼에도 대회마다 화보를 건지는 러너들이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 기술 첫째, 카메라 위치 파악. 사진가는 대개 포토존 현수막 근처, 랜드마크 배경, 결승선 직전에 있습니다. 그 구간에서만 잠깐 자세와 표정을 정비하는 거예요. 둘째, 카메라를 발견하면 시선을 주고 엄지나 브이, 두 팔 벌리기 같은 명확한 동작을 합니다. 애매한 미소보다 확실한 포즈가 건질 확률이 높아요.

셋째, 결승선 세리머니를 미리 정해둡니다. 두 팔 번쩍이 클래식인 데는 이유가 있어요. 어떤 체형, 어떤 피로도에서도 성공하는 동작이거든요. 단, 기록 측정 카메라와 뒤 러너를 위해 결승선을 완전히 통과하며 하는 게 매너입니다.

복장이 사진의 절반입니다

대회 사진의 화질을 좌우하는 또 하나의 변수는 복장 대비입니다. 무채색 상하의는 인파 속에 묻히고, 쨍한 원색 상의는 수백 장의 썸네일 속에서도 내가 나를 찾기 쉬워요. 나중에 사진 검색할 때 배번 인식이 안 된 사진을 찾는 데도 유리합니다.

모자를 쓴다면 챙을 살짝 올려 쓰는 게 얼굴 그림자를 줄여주고, 선글라스는 표정 붕괴를 가려주는 방패가 됩니다. 진지한 조언이냐고요? 대회 사진에 진심인 러너들 사이에선 상식입니다.

그리고 그 사진들의 진짜 용도

요령을 다 썼는데도 못 나온 사진들, 지우지 마세요. 몇 년 지나면 알게 됩니다. 잘 나온 사진보다 일그러진 사진이 더 정확한 기록이라는 걸요. 35km 지점의 그 표정은 그 순간의 진실이고, 그걸 뚫고 결승선을 넘었다는 증거입니다.

러너들의 SNS에서 '대회 사진 대참사' 포스팅이 웃음과 함께 공유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완벽한 화보는 광고에나 있고, 우리의 일그러진 얼굴이야말로 아마추어 러너의 명예 훈장이라는 것. 그러니 다음 대회에서도 마음 편히 뛰세요. 사진은 어차피 복불복이고, 완주는 확실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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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메이트 매칭 · 마라톤 동행 · 훈련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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