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량을 줄이면 몸이 근질거리고 불안해지는 현상은 러너들 사이에서 '테이퍼 매드니스'라고 불릴 만큼 보편적입니다. 몇 달간 높은 훈련 자극에 적응한 몸과 마음이 갑작스러운 여유를 이상 신호로 받아들이는 거예요.
이 시기에 유령 통증도 자주 등장합니다. 아무렇지 않던 무릎이나 발목이 괜히 신경 쓰이는 것. 대부분 몸이 회복되면서 그동안 눌려 있던 잔신호들이 들리기 시작하는 것뿐입니다. 걷기에 문제없고 붓기나 열감이 없다면 유령일 확률이 높아요.
테이퍼 기간의 초조함은 흔히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길게 뛰어볼까'라는 유혹으로 나타납니다. 단호하게 말할 수 있어요. 대회 1~2주 전의 추가 훈련은 실력을 못 올립니다. 훈련 효과가 몸에 새겨지는 데는 몇 주가 걸려서, 지금 하는 무리는 대회 날 피로로만 남아요.
체력이 빠지는 것 같은 느낌도 착각입니다. 연구들이 일관되게 보여주는 건 반대예요. 볼륨을 줄이고 강도를 유지하는 테이퍼는 레이스 수행 능력을 끌어올립니다. 지금 느끼는 무거움은 몸이 초과 회복 중이라는 신호예요. 은행에 넣은 훈련이 이자가 붙는 중입니다.
근질거리는 에너지는 레이스 준비로 돌리는 게 생산적입니다. 대회 요강 정독(출발 시간, 물품 보관, 보급소 위치), 코스 지도와 고도표 훑어보기, 대회장까지의 교통편과 소요 시간 확인, 복장과 준비물 체크리스트 작성.
페이스 전략을 구체화하는 것도 이 주의 좋은 숙제예요. 첫 5km 랩타임, 젤 먹을 지점, 화장실 계획까지. 몸의 훈련은 끝났고 이제 머리의 훈련 기간입니다. 준비가 구체화될수록 불안은 줄어들어요. 불안의 상당 부분은 미지에서 오니까요.
대회 전 마지막 사흘의 임무는 세 가지입니다. 잘 자기(특히 대회 이틀 전 밤이 중요해요. 전날 밤은 긴장으로 설쳐도 영향이 적습니다), 탄수화물 위주로 잘 먹기, 그리고 새로운 것 안 하기. 새 음식, 새 운동, 새 마사지 전부 금지입니다.
가벼운 조깅 20~30분과 스트라이드(빠른 리듬으로 짧게) 몇 개 정도는 몸의 리듬을 유지해줘요. 그리고 대회 전날 밤, 잠이 안 와도 초조해하지 마세요. 누워서 눈 감고 쉬는 것만으로도 몸은 준비됩니다. 몇 달의 훈련이 하룻밤 뒤척임에 사라지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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