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발톱의 정체는 발톱 아래에 고인 멍(혈종)입니다. 달리는 동안 발이 신발 안에서 미세하게 밀리며 발톱이 신발 앞코나 윗면에 수천 번 부딪히는 게 원인이에요. 특히 장거리, 내리막, 더워서 발이 붓는 여름에 잘 생깁니다.
엄지와 둘째 발가락이 단골인 건 가장 길어서 제일 먼저 부딪히기 때문입니다. 아프지 않은 경우도 많아서 양말을 벗다 발견하고 놀라는 게 보통의 시나리오예요.
검은 발톱이 반복된다면 첫 번째 용의자는 신발 크기입니다. 러닝화는 일상화보다 반 치수에서 한 치수 크게, 엄지발톱 앞에 손톱 하나 여유가 있어야 해요. 장거리용이라면 발이 붓는 것까지 계산해야 하고요. 저녁에(발이 부은 상태로) 신어보고 사는 게 요령입니다.
두 번째는 발톱 관리. 대회나 롱런 전에 발톱을 짧게, 일자로 깎아두는 건 러너들의 기본 정비입니다. 세 번째는 끈 묶기. 발등을 잘 고정하면 발이 앞으로 쏠리는 게 줄어요. 내리막에서 발이 앞코에 쿵쿵 박히는 느낌이 있다면 끈부터 다시 묶어보세요.
통증이 없다면 대부분 그냥 두면 됩니다. 발톱이 자라며 검은 부분이 서서히 밀려 올라가고, 몇 달에 걸쳐 새 발톱으로 교체돼요. 심한 경우 발톱이 들뜨거나 빠지기도 하는데, 아래에서 새 발톱이 올라오고 있는 경우가 많으니 억지로 뜯지만 않으면 됩니다.
다만 욱신거리는 통증이 있거나(피가 차서 압력이 높은 상태), 진물이나 붓기 등 감염 신호가 보이면 병원으로 가세요. 특히 당뇨가 있는 러너는 발 문제를 자가 처치하지 말고 진료가 원칙입니다.
재미있는 건 러너 커뮤니티에서 검은 발톱이 갖는 위상입니다. 페디큐어가 아쉬운 흠이 아니라 '아, 요즘 거리 좀 뛰시는구나'의 비공식 증표로 통해요. 마라토너들끼리는 여름 샌들 시즌의 검은 발톱을 서로 알아보고 웃습니다.
물론 자랑거리로 삼으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예방할 수 있는 건 예방하는 게 맞아요. 다만 열심히 달린 계절의 흔적이 발끝에 남았다면, 부끄러워할 일은 아니라는 것. 그 발톱이 다 자라 밀려날 때쯤이면 당신은 지금보다 먼 거리를 뛰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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