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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응원 나온 사람들의 세계

대회 코스 옆에는 뛰지 않는 사람들의 세계가 있어요. 피켓을 들고, 초콜릿을 나눠주고, 모르는 사람의 이름을 불러주죠. 그 세계를 알고 나면 대회가 다르게 보입니다.

마라톤 응원 나온 사람들의 세계

피켓의 세계

마라톤 코스 옆 피켓들은 하나의 장르예요. '힘내라'류의 정석부터, '남 일이라고 쉽게 말해서 미안합니다', '이 고생, 돈 내고 하는 겁니다' 같은 러너만 웃을 수 있는 문구까지. 힘든 구간에서 피켓 하나에 웃음이 터져서 몇 백 미터를 거저 가는 일이 실제로 있습니다.

'이 피켓을 터치하면 파워업'이라고 적힌 종이를 내밀고 있는 아이도 있어요. 지쳐 있던 러너들이 굳이 코스 가장자리로 붙어서 그 종이를 치고 갑니다. 효과가 있냐고요? 치고 간 사람들 표정을 보면 압니다.

응원 나갈 일이 생기면 피켓 문구에 공을 들여보세요. 그 한 줄이 어느 낯선 러너의 30km 지점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35km의 응원은 다르다

초반 코스의 응원이 축제라면, 후반 코스의 응원은 구조 활동에 가깝습니다. 30km를 넘긴 러너들은 표정이 없어져요. 그 구간에서 건네는 물 한 컵, 초콜릿 한 조각, 박수 소리는 앞쪽 구간과는 완전히 다른 무게로 꽂힙니다.

특히 이름을 불러주는 응원의 힘이 커요. 배번이나 옷에 이름을 써 둔 러너에게 이름을 외쳐주면, 처음 보는 사이인데도 러너의 자세가 눈에 띄게 살아납니다. 첫 대회를 앞두고 있다면 배번 위에 이름이나 별명을 크게 써보세요. 코스 곳곳에서 내 이름이 들리는 경험을 하게 될 거예요.

응원하러 간다면 위치도 전략입니다. 사람이 몰리는 출발점보다, 응원이 귀해지는 후반 구간에 서 있는 게 러너들에게는 몇 배로 고맙습니다.

응원을 받는 요령

응원은 받는 쪽의 기술도 있어요. 시선을 바닥에 두고 이를 악물고 지나가는 것보다, 손을 살짝 들거나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여주는 러너가 응원을 더 많이 받습니다. 반응이 오면 응원하는 쪽도 신이 나서 소리가 커지거든요. 그 소리는 다시 러너의 연료가 되고요.

아이들이 내민 손에 하이파이브를 해주는 것도 좋아요. 손바닥 한 번 마주치는 데 쓰는 힘보다 얻는 힘이 훨씬 큽니다.

사설 보급도 후반의 낙입니다. 주민들이 나눠주는 사탕이나 초콜릿, 얼음물. 다만 대회 날은 처음 먹어보는 음식으로 모험하지 않는 게 원칙이니, 훈련 때 먹어본 것과 비슷한 종류만 받는 게 안전해요.

응원하러 가보면 알게 되는 것

부상이나 사정으로 대회를 못 뛰는 시즌이 오면, 한 번쯤 응원하는 쪽에 서보세요. 코스 밖에서 보는 마라톤은 완전히 다른 경기입니다. 선두 그룹이 지나갈 때의 바람 소리, 4시간대 그룹의 왁자지껄함, 마감 시간에 쫓기며 들어오는 마지막 러너들에게 쏟아지는 가장 큰 박수까지.

몇 시간 동안 모르는 사람들을 응원하다 보면 이상하게 다시 뛰고 싶어집니다. 못 뛰는 시즌의 허기가 쌓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좋은 쪽으로 자극이 돼요.

러닝메이트가 대회에 나가는 날이라면 더 좋죠. 페이서스에서 알게 된 러너의 첫 풀코스를 응원하러 가는 것. 그날 코스 옆에서 외친 이름은 꽤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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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메이트 매칭 · 마라톤 동행 · 훈련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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