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주 4회 뛰던 사람이 야근의 달에도 주 4회를 고집하면 며칠 만에 전부 무너집니다. 지킬 수 없는 계획은 죄책감만 생산하고, 죄책감은 '이번 달은 포기'로 이어져요.
야근의 달의 목표는 하나면 됩니다. 주 1회는 무조건 뛴다. 이게 생존선이에요. 주 1회씩이라도 이어지면 습관의 끈이 안 끊어지고, 바쁜 달이 끝났을 때 복귀가 아니라 증량만 하면 됩니다. 4회에서 0회로 떨어진 사람과 1회를 지킨 사람의 다음 달은 완전히 달라요.
바쁜 달엔 러닝의 정의도 낮춰야 합니다. 평소의 러닝이 '1시간 확보해서 8km'였다면, 이 달의 러닝은 '20분 3km도 러닝'으로요. 퇴근이 밤 11시라면 집 앞 15분 조깅도 인정. 짧은 러닝은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최대의 적입니다.
생리적으로도 15~20분의 가벼운 러닝은 값을 해요. 굳은 몸이 풀리고, 수면의 질이 오르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내려갑니다. 야근 시즌에 필요한 게 바로 그것들이고요. 훈련으로는 부족해도 정비로는 충분합니다.
야근이 읽히지 않는 달엔 저녁 러닝 계획이 전멸합니다. 그래서 이 시즌의 러닝은 회사가 건드릴 수 없는 시간대로 옮기는 게 정석이에요. 출근 전 아침이 대표적입니다. 밤 대비 확실히 지켜지거든요. 아침이 무리면 주말 오전이 최후의 보루고요.
점심시간 20분 걷기+뛰기 같은 변칙도 이 시즌엔 훌륭한 카드입니다. 완벽한 러닝이 아니라 침몰하지 않는 러닝이 목표라는 걸 기억하세요.
야근의 달에 주 1회 러닝을 지키는 진짜 이유는 기록 유지가 아닙니다. 압박이 최고조인 시기에 회사도 마감도 없는 40분을 확보하는 것. 그 시간 동안 몸을 움직이며 머리를 비우는 것. 이게 번아웃과 그냥 힘든 달의 갈림길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바쁜 달일수록 러닝이 사치가 아니라 정비라는 관점이 필요합니다. 자동차도 혹사시키는 시즌일수록 정비를 거르면 안 되잖아요. 몸도 같습니다. 이 달의 한 번 러닝은 평소 달의 네 번보다 값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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