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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회식이었는데 오늘 뛰어도 되나

러닝 습관이 붙기 시작하면 반드시 만나는 질문입니다. 어제 마신 술이 아직 몸에 있는 것 같은데, 계획된 러닝을 해도 되는 걸까. 술과 러닝의 관계를 겁주지 않고 현실적으로 정리했습니다.

어제 회식이었는데 오늘 뛰어도 되나

술이 러닝에 남기는 것들

알코올은 이뇨 작용으로 수분을 빼앗고,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근육 회복을 늦춥니다. 그래서 과음 다음 날의 몸은 탈수에 수면 부족까지 겹친 상태예요. 심박은 평소보다 높게 뛰고, 같은 페이스가 더 힘듭니다. 컨디션이 좋을 리가 없는 게 정상이에요.

소위 '해장런'으로 땀을 빼면 술이 빠진다는 속설이 있는데, 알코올 분해는 간의 속도로 진행되지 땀과는 거의 무관합니다. 땀으로 빠지는 건 그나마 남아 있던 수분이에요.

그날의 판단 기준

가볍게 한두 잔 한 다음 날, 잘 자고 일어났고 몸이 무겁지 않다면 평소 러닝을 해도 무리가 없습니다. 반면 취할 만큼 마셨다면 다음 날 러닝은 쉬거나, 하더라도 짧고 아주 느린 회복 조깅 수준으로 낮추는 게 맞아요. 두통이나 메스꺼움이 남아 있는 상태라면 그날은 걷기로 대체하고요.

판단이 애매하면 물을 두어 컵 마시고 30분 뒤 몸 상태로 결정하세요. 그리고 뛰기로 했다면 평소보다 수분을 더 챙기고, 심박이 높게 뜨는 걸 감안해 페이스 욕심은 접는 것. 이 정도면 충분히 안전한 타협입니다.

러닝이 술자리를 바꾸는 방향

재미있는 건 반대 방향의 변화입니다. 러닝이 생활에 자리 잡으면 술자리 쪽이 조금씩 조정되기 시작해요. 내일 아침 러닝이 있다는 이유로 마지막 한 잔을 거절하게 되고, 2차 대신 귀가를 고르게 되는 식이죠.

의지력 문제가 아니라 손익 계산이 바뀌는 겁니다. 과음의 비용에 '내일 러닝 망함'이 추가되니까요. 러너들 사이에서 '러닝 시작하고 주량이 줄었다'는 이야기가 흔한 이유입니다. 금주 선언 없이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감소예요.

마시는 날과 뛰는 날의 평화 협정

술을 즐기면서 러닝도 지키는 사람들의 방법은 대개 배치의 기술입니다. 회식이 잦은 요일(목·금)을 피해 러닝 요일을 짜고, 대회나 롱런 전 이틀은 술을 비우는 식의 개인 규칙을 만드는 거예요.

마신 날 밤에 할 수 있는 최선은 자기 전 물 크게 한 컵과 다음 날 러닝 알람을 한 시간 늦추는 것. 몸에 회복 시간을 주는 겁니다. 술과 러닝은 원수가 아니라 시간표를 나눠 쓰는 룸메이트에 가까워요. 협정만 잘 맺으면 둘 다 지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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