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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메이커 풍선 뒤에서 배운 것들

첫 대회에서 페이스메이커 풍선 뒤에 붙어 뛰어본 사람은 알아요. 그 풍선이 속도만 맞춰주는 게 아니라는 걸요. 페메 그룹에서 배운 것들을 정리했습니다.

페이스메이커 풍선 뒤에서 배운 것들

풍선 뒤는 생각보다 붐빈다

대회에서 완주 목표 시간이 적힌 풍선을 단 러너 뒤에는 늘 작은 무리가 붙어 있어요. 처음엔 그냥 속도 가이드려니 했는데, 직접 들어가 보면 분위기가 다릅니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인데 같은 목표 하나로 묶인 임시 팀 같은 느낌이거든요.

무리 속에서 뛰면 실제로 덜 힘들어요. 앞사람이 바람을 막아주는 물리적인 효과도 있지만, 그보다 페이스를 생각할 일이 없어진다는 게 큽니다. 시계를 볼 필요 없이 풍선만 따라가면 되니까, 머리가 쉬는 거죠.

첫 풀코스나 첫 하프에서 목표 시간이 있다면, 출발 전에 해당 페메 그룹 근처에 자리를 잡는 것부터가 레이스 운영의 시작입니다.

일정하게 뛴다는 것

페메 뒤에서 몇 km 뛰다 보면 이상한 걸 느껴요. 분명 같은 페이스인데 어떤 구간은 너무 느리게, 어떤 구간은 벅차게 느껴집니다. 그게 바로 내 평소 러닝이 얼마나 들쭉날쭉했는지의 증거예요.

일정한 페이스로 뛴다는 건 생각보다 고급 기술입니다. 컨디션이 좋으면 나도 모르게 치고 나가고, 오르막에서 무리하고, 내리막에서 풀어지는 게 보통이니까요. 페메는 그 파도를 평평하게 눌러주는 사람이에요.

한 가지 알아둘 건 GPS 시계와 풍선의 차이입니다. 코스를 최단 거리로 밟지 못하면 시계 거리가 실제보다 길게 찍혀요. 내 시계가 페메보다 빠르다고 느껴져도, 풍선이 기준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대체로 맞습니다.

언제 붙고, 언제 떠날까

페메를 붙어 가는 데도 전략이 있어요. 초반부터 중반까지는 최대한 그룹에 붙어 힘을 아끼는 구간입니다. 축제 분위기에 휩쓸려 치고 나가고 싶은 초반일수록, 풍선이 브레이크 역할을 해줘요.

떠나는 타이밍은 후반이에요. 풀코스라면 30km를 넘기고도 다리와 호흡에 여유가 있을 때, 그때 조금씩 앞으로 나가는 겁니다. 반대로 그룹 페이스가 버거워지면 미련 없이 놓아주세요. 무리해서 풍선을 쫓다가 후반을 통째로 걷는 것보다, 내 페이스로 늦게 들어오는 게 기록도 몸도 낫습니다.

페메는 목표가 아니라 도구예요. 잘 쓰고, 필요 없어지면 고맙다는 눈인사와 함께 떠나면 됩니다.

혼자 뛰는 날에도 페메처럼

대회가 끝나고 평소 러닝으로 돌아와서도 페메의 감각은 남아요. 오늘은 처음부터 끝까지 같은 페이스로 가보자, 하는 훈련이 생기는 거죠. 화려한 인터벌보다 이 밋밋한 훈련이 레이스 체력의 바닥을 만들어줍니다.

방법은 간단해요. 평소보다 확실히 편한 페이스를 하나 정하고, 그 페이스에서 벗어나지 않는 걸 그날의 유일한 목표로 삼는 겁니다. 빨리 뛰고 싶은 걸 참는 연습이라,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혼자서 잘 안 되면 러닝메이트와 서로 페메가 되어주는 것도 방법이에요. 페이서스라는 이름도 결국 그 역할에서 온 거고요. 누군가의 페이스를 지켜주는 사람은, 자기 페이스도 지킬 줄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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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메이트 매칭 · 마라톤 동행 · 훈련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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